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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역사 유적지: 올티가스 로빈슨몰 앞의 커다란 황금색 EDSA 성모상에 대한 이야기

⚐ 최종 업데이트:

2024년 7월 13일

⚑ 아래의 내용은 필인러브 운영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사가 아닌 야사를 바탕으로 한 부분도 있습니다.


Archdiocesan Shrine of Mary, Queen of Peace - EDSA Shrine
Archdiocesan Shrine of Mary, Queen of Peace - EDSA Shrine

1986년 피플 파워 혁명(EDSA 혁명) 당시 사람들이 혁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준 사람 중 하나는 마닐라 대교구장이었던 하이메 신(Jaime Sin) 추기경이다. 하이메 신 추기경은 사람들을 EDSA 거리로 나오게만 한 것이 아니라 피플파워혁명이 평화적인 시위가 될 수 있도록 주도했다. 실제 피플파워혁명 당시 나온 사람들의 손에는 무기 대신 묵주와 꽃이 들려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수녀들이 묵주 기도를 하며 군대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것을 막아서는데 어떻게 쉽게 총을 겨눌 수 있겠는가? 자칫 잘못하면 많은 피를 불러올 수도 있었던 대규모 군중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가장 슬기로운 방법을 택한 셈이다.


 

에드사 쉬라인

EDSA 성지

EDSA Shrine

Mary, Queen of Peace Shrine

 

■ 주소: EDSA cor. Ortigas Ave., , Quezon City, Metro Manila, Philippines

■ 위치: 필리핀 마닐라, 로빈슨 갤러리아 올티가스점 옆


피플 파워 혁명(EDSA 혁명)으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틀 뒤의 일이다. 미사에 참여하고자 EDSA 도로를 지나던 하이메 신 추기경은 시위대가 있던 장소를 보고 혁명의 성공에 대해 마리아 님에게 감사할 수 있도록 성지를 세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이메 신 추기경은 이 아이디어를 JG서밋홀딩스 창업주인 존 고콩웨이에게 이야기했고, 로빈슨몰 앞의 모퉁이 땅을 기부받게 된다. 그리고 건축가인 프란시스코 바비 마노사(Francisco Mañosa)에게 성당 건립을 의뢰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올티가스 로빈슨몰 앞에 있는 에드사 쉬라인(EDSA Shrine)이다.


그런데 에드사 쉬라인(EDSA 성지)은 프란시스코 바비 마뇨사가 애초에 디자인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지어졌다. 프란시스코 바비 마뇨사는 팔라완의 아만풀로 리조트와 코코넛 팰리스 등을 설계한 건축가로 모던한 형태의 건물보다는 필리핀 전통 건축양식인 바하이 쿠보(Bahay Kubo)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형태의 건물을 짓고자 노력했던 인물이다. 하이메 신 추기경에게 신사 건립을 의뢰받은 프란시스코 바비 마뇨사는 에드사 쉬라인을 위해 필리핀 전통 건축양식인 바하이 쿠보(Bahay Kubo)에서 착안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런데 에드사 쉬라인 건설 위원회의 유력 인사가 스페인 시절의 성당 디자인을 고집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프란시스코 바비 마노사는 필리핀의 혁명을 기념하는 자리에 스페인 식민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건물을 지을 수 없다며 프로젝트의 참여를 거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하이메 신 추기경의 부탁으로 다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현재와 같은 디자인의 건물로 공사가 진행되었다. 평화의 여왕 마리아 대교구 성당(The Archdiocesan Shrine of Mary, Queen of Peace)은 1989년 11월에 완공되었는데,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12월 8일에 맞춰 개관했다고 한다.


황금색 EDSA 성모상

올티가스의 로빈슨몰 앞에 평화의 여왕 마리아 대교구 성당이 있는 것은 알지 못할 수 있지만, EDSA도로를 지나면 자연스럽게 커다란 황금색 EDSA 성모상이 있음을 보게 된다. 10.7m 높이의 이 성모상은 필리핀의 유명 여성 조각가인 버지니아 나바로(Virginia Ty-Navarro)가 만든 청동 조각품으로 평화의 성모상 또는 EDSA 성모상(Our Lady of EDSA sculpture)이라고 불린다. 여담이지만, 당시 버지니아 나바로는 산후안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EDSA 성모상을 만들었는데 작품이 워낙 커서 올티가스까지 옮기기가 어려워 미국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헬리콥터로 운반했다고 한다. 황금 옷을 입은 성모 마리아 옆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조각되어 있다.


Archdiocesan Shrine of Mary, Queen of Peace - EDSA Shrine (Archdiocese of Manila)
Archdiocesan Shrine of Mary, Queen of Peace - EDSA Shrine (Archdiocese of Manila)

2차 피플 파워 혁명

에드사 쉬라인(EDSA Shrine)은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을 축출하고자 일어났던 2차 피플 파워 혁명(2차 EDSA 혁명)의 장소이기도 하다. 하이메 신 추기경은 1986년 피플파워혁명 때와 마찬가지로 2001년 2차 피플파워혁명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했는데,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잇따른 비리사건으로 국민을 이끌 수 있는 도덕성을 상실했으니 국민을 위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하이메 신 필리핀 전 추기경은 지난 2005년 선종했다. 필리핀의 양심이라고 불리며 정치적 혼란기마다 평화적 봉기를 주도했던 하이메 신 추기경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독재 정권이 붕괴된 후에도 필리핀 정치인의 부정부패가 계속되자 "알리바바는 몰아냈지만 40인의 도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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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로빈슨 갤러리아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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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diocesan Shrine of Mary, Queen of Peace - EDSA Shrine
Archdiocesan Shrine of Mary, Queen of Peace - EDSA Shrine
마닐라의 EDSA 도로
마닐라의 EDSA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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