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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부터 1945년까지 존속했던 필리핀 제2공화국은 일본 괴뢰국으로 불린다.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인형인 괴뢰처럼 실제로는 일본에 종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독립된 국가의 모습을 하고 있었을지 모르나, 실제로는 일본의 지시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이 필리핀 제2공화국 시절 대통령으로 있었던 사람이 바로 호세 P. 라우렐(호세 로렐)이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 괴뢰국의 친일파 대통령이었던 호세 파키아노 라우렐이 파키아노 리잘(Paciano Rizal)을 존경하여 그의 이름 가운데 파키아노라는 이름을 넣었다는 것이다. 파키아노 리잘은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호세 리잘의 형이다.

호세 라우렐

· 본명: 호세 파키아노 라우렐(José Paciano Laurel)

· 1891년 3월 9일 출생~1959년 11월 6일 사망

· 필리핀 제3대 대통령

· 대통령 재임 기간: 1943년 10월 14일~1945년 8월 17일(1년 307일)

* 라우렐 정권은 일본의 괴뢰 정권이라서 마누엘 케손 대통령 및 세르히오 오스메냐 대통령과 재임 기간이 겹친다.

일본 괴뢰국의 친일파 대통령이었던 호세 라우렐은 변호사이자 정치인이다. 바탕가스 출신이었던 그는 마닐라로 올라와 고등교육을 받았는데, 1911년 세워진 UP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필리핀 변호사 시험에서 2등을 했을 정도로 학업 성적이 우수했다고 한다. 이후 예일의 로스쿨에서 장학금을 받고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던 그는 필리핀으로 돌아와 정치판으로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내무부 장관과 상원의원을 거쳐 대법원 부장판사까지 다양한 직책을 맡았다.

1942년~1945년 일본 점령기

1942년 일본은 필리핀을 침략했다. 그리고 일본이 필리핀을 점령했던 이 시기 호세 라우렐은 일본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조한 정치인 중 하나였다. 1943년 10월 14일, 호세 라우렐은 필리핀 제2공화국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일본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허수아비 정부의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1944년 10월 20일 맥아더 장군이 레이테섬에 상륙하고 미국-일본 사이의 전면전을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1945년 2월 마닐라전투(Battle of Manila)가 시작되고 일본의 패전이 예상되자 그는 가족과 측근들을 데리고 바기오와 투게가라오를 거쳐 필리핀을 빠져나간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했을 당시 그는 이미 일본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대만을 거쳐 일본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1945년 8월 17일, 호세 라우렐은 일본의 한 호텔에서 자신의 정권이 해체되는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의 임기를 끝내게 된다.

일본의 항복 이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1945년 9월 2일 일본에서 공식적으로 미국에 항복했다. 맥아더 장군은 일본에 호세 라우렐의 체포를 요구했고, 호세 라우렐은 일본에서 체포되어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며 전쟁회고록을 썼다. 1946년 마닐라로 돌아온 그는 132건에 이르는 반역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1948년 마누엘 로하스 대통령이 호세 라우렐의 친일 행위로 인한 반역죄에 대한 일반 사면을 허가하면서 이 재판은 끝나게 된다.

로하스 대통령의 사면을 받은 호세 라우렐은 다시 정치인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1949년 선거에 나가지만, 일본의 협력자였던 그에 대한 반대를 피할 수 없었다. 친일파라는 꼬리표를 단 채 1951년 선거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서지만, 결국 졍계에서 은퇴하게 된다. 1959년 라우렐은 은행에서 나오다가 실신하여 병원으로 이송된 후 뇌출혈로 사망했다.

𖠿 관련 글 보기: 필리핀 역사 유적지: 마닐라 파코에 있는 호세 라우렐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