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월급: OFW로 해외에서 가정부 일을 하면 급여를 얼마나 받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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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등록일:
2019년 11월 8일

마닐라에서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직항으로 가려면 사우디아항공의 비행기를 타면 되는데, 오후 6시 정도에 비행기를 타면 다음 날 점심때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필리핀에는 그렇게 11시간 20분이나 비행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가서 가정부 일을 하는 90만 명의 카삼바하이(가정부를 의미)가 있다. 슬프게도 그들 중 상당수는 학대, 인종차별, 임금 체불과 과로 등에 시달린다.
지난 5월의 일이다.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정부 일을 하러 간 바루엘로 씨가 고용주에게 나무에 묶이는 체벌을 당했다. 이 일은 바루엘로 씨의 동료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나무에 꽁꽁 묶인 광경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알려졌는데, 너무나 안쓰러운 모습이라 SNS를 통해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가족이나 일가친척 중 해외로 외화벌이를 나간 이를 하나 정도씩은 가지고 있는 필리핀 사람들은 바루엘로 씨의 사진을 보고 분노했다. 그들의 어머니, 언니, 누나가 겪고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니 남의 일이 아니기도 했다. 고용주는 가정부가 값비싼 가구를 땡볕에 내놨기 때문에 땡볕에 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 위험성을 깨달으라는 의미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지만, 그럴 수도 있었겠다고 이해할만한 변명은 되지 않았다. 필리핀 외교부에서 서둘러 나서서 아코스타 씨가 귀국할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고용주에게 받는 학대와 폭행에 대한 필리핀 해외노동자들의 신고는 이어졌다.

해외근로자(OFW)로서의 가정부
필리핀해외고용청(POEA)에 따르면, 필리핀 인구의 10%가 해외근로자(OFW. Overseas foreign workers)라고 한다. 해외근로자로 나간 여성 중에는 간호사와 같은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이도 있지만, 상당수는 가정부 일을 한다. 그래서인지 필리핀을 놓고 '메이드의 나라'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사실 필리핀을 메이드의 나라로 인식하게 만든 것은 싱가포르와 홍콩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1970년대에 경기 호황으로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가정부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필리핀인 가정부 수가 10만 명을 훌쩍 넘은 지 오래다. 홍콩에 있는 가정부 중 절반이 필리핀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그 수는 대략 20만 명을 헤아린다. 몇 년 전에는 홍콩 어린이 교과서에서 다문화에 대한 내용을 담으면서 필리핀 사람에 대해 “나는 홍콩에서 가정부입니다(I am a domestic helper in Hong Kong.)”라는 내용을 기재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OFW로 가정부 일을 하게 되면 급여를 얼마나 받게 될까?
2018년에 필리핀 온라인 매체인 Philippine News에서 해외에서 가정부 일을 하게 되면 월급을 얼마나 받는가를 조사하여 기사화한 적이 있는데, 대략 아래와 같은 급여를 받게 된다고 한다.
- 홍콩: 27,765페소~32,000페소
- 싱가포르: 20,000페소~27,000페소
- 쿠웨이트: 16,000페소~20,000페소
- 중국: 33,000페소~45,000페소
- 캐나다: 시간당 570페소
- 두바이: 20,500페소
- 프랑스: 32,700페소~37,700페소
- 말레이시아: 17,000페소~18,000페소
- 일본: 61,000페소
홍콩이나 싱가포르 쪽으로 이사를 해서 필리핀인 가정부를 쓸 계획은 전혀 없으면서도 기사를 매우 꼼꼼히 읽은 것은 필리핀에서 일하는 가정부의 월급이 얼마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국내에서 일하는 것보다 월급이 많지 않다면 누가 굳이 남의 나라에 가서 가정부 생활을 하려고 하겠는가 말이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했다는 뉴스 때문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한국에서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쓰려면 월급으로 150만∼180만 원 정도를 줘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필리핀에 살면 다른 나라에서보다 훨씬 적은 돈을 주고 가사도우미를 쓸 수 있다. 어찌나 급여가 저렴한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 달에 2,000페소~3,500페소 정도만 줘도 가사도우미를 쓸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들렸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때는 필리핀으로 은퇴하면 적은 비용에 황제처럼 살 수 있다는 말이 유행처럼 퍼질 때였다. 지금은 시절이 바뀌었다. 요즘 그 금액으로 가정부를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성실하고, 순종적이며, 정직한 가정부란 이야기책에 나오는 보물과 같은 존재이다. 어딘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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