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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치: 아이미 마르코스와 바랑가이 청소년의회 SK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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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등록일:

2023년 9월 18일


한국인은 SK라고 하면 통신사부터 떠올리겠지만, 필리핀에서 SK는 청소년의회를 뜻한다. 정식 명칭은 상구니앙 카바타안(Sangguniang Kabataan)이지만 통상적으로 에스케이(SK)라고 부르는 상구니앙 카바타안은 바랑가이의 청소년을 대표하기 위해 구성된 청소년의회(Youth council)이다. 


※ 필리핀어로 카바타안(Kabataan)은 청년(youth)을, 상구니앙(Sangguniang)는 의회(council)를 의미한다. SK는 청소년의회, 청소년위원회, 청소년참여위원회, 청년의회, 청년위원회 등 다양하게 번역되지만 여기에서는 청소년의회로 표기했다.


필리핀 국기
필리핀 국기

필리핀 청소년의회(SK)의 시작

청소년의회(SK)는 1975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설립한 카바타앙 바랑가이(Kabataang Barangay)에서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75년만 해도 카바타앙 바랑가이(KB)는 정부가 청소년들에게 정부의 일을 알리고, 청년들이 지역사회 문제에 참여하며 국가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사는 지역의 청소년을 위한 정책에 직접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하고, 청소년 행사를 자발적으로 직접 주관한다는 것은 얼마나 근사한 아이디어란 말인가. 하지만 KB는 시작부터 본래의 목적에 어긋나는 행보를 걸었고, 가문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가는 발판으로 활용되었다.


이는 KB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KB의 전국 회장이 마르코스 대통령의 장녀인 아이미 마르코스(Imee Marcos)였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955년생인 아이미 마르코스는 당시 스무 살이었는데 KB의 전국 회장 자리를 시작으로 정치계에 입문, 가문의 배경을 등에 업고 착실하게 정치적 활동을 하여 현재까지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인 봉봉 마르코스의 누나이기도 한 그녀는 학력 위조와 사치 등으로 다양한 구설수의 올랐지만, 2010년부터 2019년에 걸쳐 무려 9년 동안이나 일로코스 주지사 자리에 있기도 했다. 각설하고, 정치적 왕조가 정치와 재계의 전면에 나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가 운영을 주도하는 곳이 필리핀이다. 필리핀에서 청소용 걸레를 뜻하는 트라포(Trapo)라는 단어는 부패한 정치인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카바타앙 바랑가이(KB)는 이 트라포 정치의 온상이 되어 정치왕조의 권력 계승의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


 
Sangguniang Kabataan Reform Act로 인한 변경 사항에 대한 안내문

에스케이 일렉션(SK Election)

카바타앙 바랑가이(KB)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기고, 청년의 참여가 줄어들면서 허울뿐인 단체가 되자 1991년 필리핀 정부에서는 지방자치법 개정에 나선다. KB를 폐지하고 KK(Katipunan ng Kabataan)와 SK(Sangguniang Kabataan)로 나눈 뒤 지방자치의회로 제도화한 것이다. 하지만 이름을 바꾸었다고 해서 기존의 악습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는다. 상구니앙 카바타안 역시 부정부패와 친족주의, 축제와 스포츠 대회에만 초점을 맞춘 활동 등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어 폐지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폐지되지 않고 후보자와 유권자의 연령이나 선거 기간 등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한 부분을 수정한 뒤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가장 많이 바뀐 것은 후보자의 자격이다. 2016년 관련 법(Sangguniang Kabataan Reform Act)이 개정됨에 따라 현재 국가직 또는 지방직 공무원과 혈연 및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은 SK에 출마할 수 없다. 임기는 여전히 3년이며, 해당 바랑가이에서 최소 1년 동안 거주한 18세~24세의 청소년이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다. SK 의장과 7명의 청소년 위원(멤버)들은 지역 내 청소년을 대표하여 청소년 프로그램(local youth program)을 이끌게 된다. 이들은 SK 기금의 25% 미만의 한도 내에서 월간 일정 금액을 받게 되는데, 사례금(honorarium)의 일종인 데다가 바랑가이 예산 내에서 지급되는 것이라서 바랑가이마다 그 금액이 달라진다. SK 멤버는 필헬스(필리핀의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교사처럼 의류 수당이나 연말 상여금 등과 같은 혜택은 받을 수 없다. 


필리핀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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