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딸락: 보어 염소와 도퍼 양을 키우는 대규모 염소농장 농장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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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등록일:
2024년 10월 12일
딸락 주정부(Provincial Government of Tarlac)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에서 딸락에 염소농장이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무작정 농장으로 차를 달렸다. 오전에 웹사이트에서 안내하고 있는 니노이 아키노 박물관(Aquino Center And Museum)과 아트갤러리(Diwa Ng Tarlac), 딸락 박물관(Museo ng Tarlac)에 갔었지만 문을 닫았거나 리노베이션 중인 것을 확인한 터라 'JSJ 염소농장은 방문객을 위한 농장투어 서비스도 제공합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믿음직스럽지는 못했지만, 농장에 도착하여 잠깐 염소를 보고 간다고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농장 주인아저씨는 매우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주셨다. 염소나 고기, 그 어떤 것도 살 생각이 없고 그냥 염소를 좀 보고 싶어 왔다는 내 말에 살짝 실망하신 눈치이긴 했지만 흔쾌히 농장 견학을 허락해 주신다.
잠깐 JSJ 염소농장(JSJ Goat Farm)에 대해 소개해 보자면, 이 농장은 상상한 것보다 그 규모가 상당히 컸다. 농장 안에 들어서면 농장 가득 커다란 축사가 쭉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언뜻 봐도 열 채는 넘어 보인다. 그리고 염소농장이라고 하여 염소만 있는 줄 알았더니 양 사육 농가이기도 했다. 직원의 안내에 따르면 이곳 농장에 있는 염소는 평균적으로 대략 1,000마리 정도. 양 사육두수는 500마리 정도인데 양은 대부분 도퍼(Dorper) 품종이라고 한다. 염소는 보어종과 앵글로-누비안종, 자넨종 등 여러 품종을 키우고 있는데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독특한 모습을 한 호주 출신의 염소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곳 농장에 가면서 푸르른 들판에서 뛰도는 양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 곤란하다. 가죽과 털이 아닌 고기와 우유를 얻을 목적으로 염소와 양을 키우는 터라 모두 축사에서 생활한다.
그런데 이 농장은 단순히 염소와 양을 키워 판매하는 수준의 농장이 아니었다. 케송푸티(Kesong puti) 치즈와 파스틸라스(Pastillas) 과자로 만들어 팔기도 하고, 레촌처럼 양고기를 통째로 구워 판매하기도 한다는데 무슬림에게 아주 인기가 좋다고 한다. 좀 인상적이었던 것은 염소 우유. 저온 살균 시설까지 갖추고 AUSSIE GOATS MILK라는 이름으로 우유를 생산 판매하는데, 주로 지역 내 소매점으로 납품된다고 했다. 소비자가 직접 농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지만 오전 7시 정도에는 와야만 살 수 있다니, 나처럼 오후에 농장에 가면 방금 짜낸 신선한 우유를 먹어 볼 수 없다.
양고기를 통째로 구워 먹거나 오전 7시부터 염소 우유를 사러 다닐 생각은 전혀 없으니 그건 그렇다 치고, 아저씨가 농장을 안내해 줄 것이라며 불러온 직원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갑자기 방문한 손님임에도 불구하고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농장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저 염소는 뭐고, 저 양은 뭐고 하면서 열심히 설명해 주는데 필리핀에서 보기 드문 상당히 적극적인 자세라 매우 인상 깊었던 것이다. 아쉬운 것은 내가 그녀의 설명을 제대로 잘 이해할 정도의 지식이 없었다는 점이다. 염소나 양에 대해서라면 염소는 고트(goat)이고 양고기는 램(lamb)이라고 부른다는 정도의 얕은 지식만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직원이 말해주는 품종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튼,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품종을 농장에서 키우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만은 확실히 느껴진다. 염소 먹이로 쓴다는 맛 없어 보이는 큰왕풀(Napier Grass)도 보고, 임신한 양은 발목의 색이 붉게 변한다는 것도 배우고, 양도 품종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몰랐던 사실을 깨닫는 동안 30여 분이 휙 지나갔다.

필리핀에서 염소와 양의 가격
딸락의 JSJ 염소농장(JSJ Goat Farm)에 다녀온 뒤 호텔에 체크인하고 느긋하게 침대에 누워 조금 전 대체 내가 뭘 보고 온 것일까 하는 마음으로 공부해 보니, 염소와 양의 세계도 상당히 복잡하다. 일단 염소부터 살펴보면 JSJ 염소농장(JSJ Goat Farm)에서 주로 키우는 것은 누비안 염소와 보어 염소, 그리고 자넨종 염소이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무서워하지 않고 가지런한 치아를 내놓고 웃던 갈색 머리의 귀여운 보어 염소(Boer goat)는 원산지가 남아공인 녀석으로 무게가 100kg 가까이 되어 육류 생산을 위해 사육하는 품종이라고 한다. 보어 염소는 생각보다 상당히 비싼데, 작은 암컷이 대략 5만 페소 정도 한다. 하지만 커다란 뿔이 굉장히 멋진 커다란 수컷 보어 염소(boer bucks)를 가지고 싶다면 10만 페소는 줘야 한다. 길게 처진 귀가 어여쁜 앵글로 누비안 염소(Anglo-Nubian goat)는 영국의 염소와 인도, 북아프리카 지역의 염소를 교배하여 만든 품종으로 누비안은 아프리카 북동부의 누비안 지역을 의미한다. 이 염소는 주로 고기와 우유를 얻기 위해 키우며, 가격은 대략 15,000페소에서 20,000페소 사이이다. 하지만 JSJ 염소농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염소는 스위스 베른이 고향인 흰색 자넨종 염소(Saanen goat)이다. 이 염소 역시 우유 생산을 목적으로 키우는데, 성질이 온순하여 관리가 쉽다고 한다. 자넨종은 다른 염소보다 싼 편으로 수컷 한 마리에 15,000페소 정도 한다.
그렇다면 양은 한 마리에 얼마나 할까?
가격을 알아보기 전에 일단 양에 대한 영어 단어부터 공부해 보면, 양(Sheep)은 영어단어부터 상당히 복잡하다. 램(Ram)은 새끼를 낳을 수 있을 정도로 다 자란 숫양을, 유(ewe)는 다 자란 암양을 뜻한다. 양고기를 주문할 때는 램(lamb)이라고 하면 생후 1년 이하의 어린 양의 고기를, 머튼(mutton)이라고 하면 생후 1년 7개월 이상이 지난 성체 양의 고기라고 보면 된다. 램과 머튼 사이, 그러니까 생후 1년은 넘었지만 1년 7개월은 넘지 않은 양의 고기는 호깃(hogget)이 된다. 좀 재밌는 것은 양이 우는 소리. 양이 음매하고 우는 소리를 영어로는 Baa라고 표기한다.
양은 품종이 200개 가까이 되는데, 농장에서 본 양은 주로 도퍼(Dorper)라는 품종의 양으로 도오셋 호온종(Dorset Horn)이란 품종과 블랙헤드 페르시안(Blackhead Persian sheep)이란 품종을 교배하여 만든 품종이라 도퍼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도퍼는 남아공이 원산지인데 털깎기가 필요 없어 키우는 비용이 적은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양에 대해 대충 공부를 하고 JSJ 염소농장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가격표를 조사해 보니, 양의 가격은 도퍼 램(수컷)이 2만 페소에서 3만 페소 사이, 도퍼 유(암컷)가 25,000페소에서 35,000페소 사이이다. 머리 부분이 까만색이라 귀여운 블랙 헤드 도퍼(Blackhead Dorper ram)가 화이트 도퍼보다 5천 페소 정도 더 비싸다. 혹시라도 양의 종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보고 싶다면 국립축산과학원의 축종별품종해설을 보면 된다.






JSJ Goat Farm
■ 주소: Brgy Caturay Gerona, Tarlac Philippines
■ 위치: 필리핀 딸락시티
딸락 염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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