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아얄야 트라이앵글에서 크리스마스 빛의 축제(Festival of Lights)를 하는 줄 알고 기대하고 갔다가 단단히 실망을 하고 말았다. 마카티 시티(City of Makati) 거리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장식은 제법 어여뻤지만, 그래도 페스티벌 행사만큼 화려하거나 볼거리가 있지는 않았다. 크리스마스 파롤(Parol) 장식 몇 개만 보고 돌아서려니, 호텔 뷔페인 줄 알고 결혼식에 갔는데 잔치국수 한 그릇 소박하게 대접받은 느낌이다. 잔치국수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서운하다고 할까.

다소 허탈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서 아얄라몰에서 올린 공지문을 찾아보니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크리스마스 빛의 축제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보인다. 이름하여 <The Festival of Lights: Virtual Edition 2021>이다. 아얄라랜드(Ayala Land, Inc.)에서 매년 진행하는 크리스마스 라이트닝 쇼는 직접 보는 것이 큰 재미인데, 버추어에디션(Virtual Edition)이란 단어가 붙어서 조금 아쉽지만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코로나 때문에 그렇다"는 설명은 어디에나 유효하게 적용되는 쉽고 간단한 설명이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누가 이런 콘텐츠를 유심히 볼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작년에 온라인으로 라이트닝 행사를 본 사람이 무려 5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딱히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엄청난 호응이다.

2021년 마카티 크리스마스 빛의 축제

Festival of Lights 2021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마카티 크리스마스 빛의 축제는 오프라인 행사 없이 온라인에서만 진행된다. 필리핀 크리스마스의 대부인 호세 마리 찬(Jose Mari Chan)과 함께 컬래버레이션하여서 'A Wish on Christmas Night'등과 같은 크리스마스 캐럴 음악과 함께 360도 비디오 영상을 볼 수 있다. 엘니도 리조트(El Nido Resorts), 세다호텔(Seda Hotels), 에어스위프트 항공사(AirSWIFT Airlines) 등에서 협찬한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