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생활: 잔인한 2021년, 요즘 아얄라몰 마닐라베이 쇼핑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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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등록일:
2021년 8월 30일
쇼핑몰은 활기를 잃고 텅 비어 있었다. 손님이 사라진 쇼핑몰의 풍경은 낯설기보다는 괴괴했다. 넓고 넓은 쇼핑몰 안에는 손님보다 직원들이 더 많았다. 공휴일이라서 그런가 잠깐 생각해보았지만, 굳게 닫힌 셔터문과 간판에 소복하게 쌓인 먼지가 가게 문이 닫힌 지 꽤 오래되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지난 2019년에 문을 연 아얄라몰 마닐라베이(Ayala Malls Manila Bay) 쇼핑몰은 아얄라몰에서 지은 수십 개의 쇼핑몰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는 곳이다. 시티오브드림 카지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어서 오픈 당시만 해도 마닐라공항 이용객들이 잠깐 방문하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명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샘솟는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쇼핑몰 방문은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미성년자의 쇼핑몰 방문이 금지되면서 쇼핑몰의 방문객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마저 불가능한 일이 되었으니, 쇼핑몰이 한산해진 것은 당연했다. 머릿속으로야 상황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그 풍경이 보기 좋을 리 없다. 평소 쇼핑몰 내에 사람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으면서 텅 비어있는 풍경을 보는 일은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뛰어노는 아이들 대신 뜨거운 햇살만 소복하게 차지한 중앙 정원을 멍청한 얼굴로 쳐다보다가 그만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고작 한 시간 남짓 돌아다녔을 뿐인데, 완전히 지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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