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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생활: 자세히 봐야 이상하다. 너도 그렇다
⚐ 작성일:
2019년 10월 26일
마닐라에서 카비테 마라곤돈까지 오가는 길은 거리만 보면 50k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금방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지겨울 정도로 차가 막히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마닐라 생활을 하다 보면 교통체증에 무감각해지지만, 가끔은 그 무감각함이 사라질 정도로 차가 막히는 날이 있다.
카윗과 탄자 지역을 지나 마라곤돈까지 온통 도로공사가 한창이었다. 도로를 온통 헤집어두어 차선이 반으로 줄어 있는데, 무슨 연유인지 오토바이까지 수십 대가 한꺼번에 몰려다녀 도무지 차가 앞으로 나가질 못했다. 자전거를 타고 오는 편이 빨랐으리라는 생각이 들 만큼 차가 막히더니, 퓨어골드 쇼핑몰 앞에 이르러서는 차가 꿈쩍도 하지 않기 시작했다. 날씨는 점점 뜨거워지는데, 흡사 커다란 주차장 안에 앉아 있는 기분마저 든다. 그래도 그 와중에 나를 즐겁게 한 것은 오토바이였다.
아무래도 이 동네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형태의 오토바이를 선호하는 모양이었다.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기묘한 형태의 오토바이가 거듭 목격되니, 가는 길이 덜 지루해진다. 그 와중에 트라이시클(삼륜차) 한 대가 오토바이를 태우고 지나갔다. 삼륜차로 오토바이를 옮기는 것이야 크게 특별한 일이 아니었지만, 오토바이 위에 앉은 남자가 마치 운전이라도 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나로서는 그를 놓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야 한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트라이시클을 타고 가는 것이라고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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