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피나투보 자유여행: 뉴클락시티(New Clark City)의 개발과 동남 아시아 경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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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등록일:
2019년 6월 2일
"요즘 일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졌어! 다들 경기장 짓는 곳에 일하러 가버렸다니까!"
피나투보 화산에 사는 타루칸 마을 꼬마 녀석들을 보려고 3년째 매달 딸락(Tarlac)에 가고 있지만, 요즘처럼 카파스(Capas) 지역이 활기차 보이는 일은 처음이다. 무언가 자꾸 건물이 들어서는 것 같더니 산타 루시아 바랑가이 근처로는 도로 공사까지 하고 있었다. 얼핏 보아도 공사 규모가 대단히 큰 것이 동네 사람들을 위한 작은 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무슨 도로를 만드는 것이냐고 게스트하우스 주인인 알빈 아저씨에게 물었더니 뉴클락시티(New Clark City)로 가는 도로라고 알려준다. 연말이면 지금 공사하는 도로를 통해 동남아시아 게임을 위한 스포츠 경기장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그러니까 2019년 11월 30일부터 2019년 12월 11일까지 필리핀 딸락에서 제30회 동남아시아 경기(SEA-Southeast Asian Games)가 열린다. 이 경기는 동남아시아 11개국이 참여하는 종합 스포츠 대회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브루나이, 동티모르 등 겨울이 없는 동남아 국가만 참여한다. 이런 경기를 치를 때는 기존에 있는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필리핀 딸락에 국제경기를 치를만한 시설이 있었을 리가 없다. 그러니 동남아시아 경기를 위해 새로 경기장을 짓는 모양이다. 알빈 아저씨도 SEA 경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듯하여 집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필리핀 정부에서 국제적인 수준의 세계 정상급 스포츠 시설을 만들고 있다면서 올린 홍보 자료가 가득 검색된다. 2만 석 규모의 경기장인데 국제 수영 연맹에서 정한 표준을 충족하는 다이빙 수영장(Aquatic Center)도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조감도를 보면 경기장 주변에 높은 건물도 가득 보이는데 선수촌 아파트라고 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야심 찬 인프라 투자 정책인 '빌드, 빌드, 빌드(Build, Build, Build)' 프로젝트에 따라 딸락 쪽에 "뉴클락시티(New Clark City)"라는 이름의 신도시가 생길 예정이다. 여의도 면적 32배에 달한다는 9,450헥타르의 부지에 세종시처럼 정부종합단지(정부지원센터. NGAC. National Government Administrative Center)가 건설된다는 것이다. 이미 마닐라가 포화상태를 넘어섰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 그러니 뉴클락시티를 개발하여 마닐라의 기능을 분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2015년 3월 필리핀 의회에서 뉴클락시티 개발을 위한 하원 결의안이 승인되었고, 2016년 4월 11일 착공을 시작으로 현재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뉴클락시티 프로젝트의 목적은 클락 일대를 "미군 주둔지였던 곳"에서 "관광과 물류의 중심지"로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필리핀 정부에서 계획 중에 따르면 이곳 지역은 클락 특별 경제구역(CSEZ)의 핵심 도시가 된다. 필리핀 최초로 주거와 상업, 농업과 정보기술 등이 모두 총망라된 현대적인 친환경 스마트 도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어 생태계 보전을 고려한 친환경 관광지구까지 지어질 예정이다. 그래서 장차 뉴클락시티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분당신도시의 6배에 달하는 규모로 112만 명의 주민과 80만 명의 직원이 상주하는 주거 단지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이런 공사가 몇 년 사이에 뚝딱 끝날 리가 없다. 뉴클락시티는 2022년까지 1단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주변 지역과 연결되는 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공사하는 중에만 약 5~10만 명의 고용 창출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 진행이 착착 잘되고 있는 것은 중국과 일본에서 대기업 자본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딸락 사람들 사이에서도 중국인 돈으로 공사한다는 것이 공론인데, 중국 기업에서 2조4천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서 중국인을 위한 산업단지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한국전력도 스마트에너지시스템 구축 관련하여 뉴클락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건설 사업 수주에 실패했다고 한다.
필리핀 정부 기관이 어디에 터를 잡는지에 대해 큰 관심이 생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소식이 반가운 것은 지역 주민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개발 프로젝트 건설이 시작되면서 아이따족 남자들까지 직업을 가지게 되었고, 사람들의 생활 환경이 좀 개선되었다고 한다. 공사장 인부에서부터 경비까지 두루두루 사람 손이 부족해서 5월 초에 잡 페어(Job Fair)를 열고 공개 채용 행사도 했었는데, 무려 500명 가까운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바로 채용되었다는 것이다. 카모테와 생강 등의 농사를 지어서 간신히 입에 풀칠만 하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계 수단이 생긴 것이다. 농사 짓는 것보다 소득이 많을 뿐더러 일자리가 안정적이라면서 소작농 노릇을 때려치우고 공사장에 가서 벽돌을 옮기는 사람도 많이 등장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서 온종일 일하고 하루 일당 600페소(한국 돈으로 약 14,000원)라고 하면 큰돈처럼 보이지 않지만, 원래보다 200페소나 더 오른 금액이니 모두 기꺼이 일하러 달려간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동네 사람들의 마음이 들썩이게 된 것은 집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알빈 아저씨 말에 따르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밀리언이던 집값이 5밀리언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렇게 갑자기 집값만 껑충 뛰어오르는 일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지만,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었던 아이따족 사람들에게까지도 경제적인 활동을 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딸락의 발전 소식이 즐겁게 들렸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 및 사진을 참고로 작성되었으며, 첨부된 사진의 출처는 표기된 바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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