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생활: 필리핀 이민국에 다녀오고 나서 공연히 투덜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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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등록일:
2017년 10월 11일
필리핀 여행을 하면서 며칠씩 기다리고 나서야 비자 연장 스탬프를 받던 기억을 가진 사람이라면 매우 반길 일인데, 필리핀 이민국 직원도 뭔가 좀 빨리 일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오늘 점심때 마카티 피불고스 한인타운 근처에 있는 이민국에 갔다가 비자 연장하는데 고작 20여 분밖에 걸리지 않음을 보았기에 하는 이야기이다. 이 정도면 필리핀도 무언가 변하기는 변한다는 이야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 비자 연장 신청 서류도 간단해지고, 사진도 필요 없어지고, 처리시간까지 빨라졌으니 예전과 비교하면 매우 만족스럽다. 오늘 특별히 덜 붐벼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필리핀 여행 중에 비자 연장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 두어도 될 정도로 일 처리가 매우 빨리 끝났다.
하지만 필리핀 이민국에서 여전히 방문객의 입장을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음은 변하지 않았다. 마카티 이민국 사무소만 봐도 그렇다. 마카티 이민국은 원래 쥬피터 스트릿의 필리핀 필리핀 투자위원회(BOI) 건물에 있었지만 올해 2월인가 마카티 시청(MAKATI CITY HALL) 앞으로 장소를 옮겼는데, 방문객이 전부 외국인임을 익히 알고 있을 터인데도 왜 굳이 그런 곳에 이민국을 만들었는지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렵기가 거의 보니파시오에 있는 대사관 수준이라고 할까. 물론 대중교통으로 이민국까지 가는 일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과다루페(Guadalupe)에서 마카티 시청을 지나가는 지프니를 타면 이민국까지 갈 수 있다. 시간이 많다면 파식강의 페리 보트도 이용할 수 있다. 페리를 타고 Valenzuela Ferry Station에 내린 뒤 13분 정도만 걸으면 된다.
하지만 외국인 여행객 중에 과연 몇 명이나 그 지프니나 페리를 탈 수 있을까 싶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은 택시를 이용해서 방문할 것이다. 예의를 차리는 것도 좋지만 이 더운 나라에서 왜 굳이 슬리퍼 착용을 금지하는지도 의문이다. 운동화를 챙겨오지 않은 여행객들은 대체 어쩌란 말인가. 하긴, 하다못해 비자 연장 신청서 작성을 위한 볼펜이 제대로 잘 나오는 것을 본 적도 없으니, 가끔 어쩌면 필리핀 이민국에서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방문객을 고려하지 않기로 하는 방침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여행객의 입장에서 남의 나라 방침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으니, 재빨리 비자 연장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게 여겨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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