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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역사 유적지: 호세 리잘이 살았던 생가를 복원한 호세 리잘 박물관
⚐ 최종 업데이트:
2024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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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시대 살았던 필리피노 중상류층의 집을 보고 싶다면 칼람바에 있는 호세 리잘의 생가에 가면 된다. 칼람바 지역에서 부자로 유명했다는 호세 리잘의 아버지, 프란시스코 리잘은 당시로서는 동네에서 보기 힘든 고급 주택으로 집을 지었다. 바하이 나 바토(Bahay na bato)라고 하는 건축양식의 주택으로 거실과 식당, 욕실, 서재 등을 갖춘 멋진 이층집이었다. 바하이 나 바토는 당시 흔히 사용하던 바하이 쿠보(Bahay kubo)라고 불리던 초가집을 개량한 집으로 단단한 돌과 벽돌을 사용해서 1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프란시스코 리잘은 당시 유행에 따라 단단한 목재를 이용하여 2층 공간을 만들고, 예쁜 카피즈 창문을 달아 가족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험난한 시기였다. 1981년, 호세 리잘의 어린 시절을 담고 있었던 집은 스페인 총독부에 의해 압수당하게 된다.
필리핀이 미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필리핀 정부에서는 호세 리잘의 생가를 복구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집은 이미 2차 대전 중 크게 손상되어 흔적만 남은 상태였다. 필리핀 정부는 24,000페소에 땅을 매입한 뒤 집의 복구 비용은 엘피디오 키리노 대통령이 1948년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마련했다. 여담이지만,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1948년 6월 19일(리잘의 출생일)부터 12월 30일(리잘의 사망일)까지 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모으는 형태로 복구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허가한다고 적힌 것을 볼 수 있다. 이 행정명령에는 기부금 액수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데, 초등학생은 1인당 5센타보, 중학생 1인당 10센타보, 대학생은 1인당 20센타보로 정해져 있어 당시 물가를 짐작하게 한다.
아쉬운 점은 호세 리잘의 생가가 그가 어렸을 적에 살던 원래의 집과는 좀 동떨어진 형태로 복원되었다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주택이 워낙 많이 파손되었던 탓에 상당 부분이 건축가의 상상력으로 채워진 결과이다. 호세 리잘의 누이들이 당시의 기억을 건축가에게 전달했다고는 하지만, 기존에 있었던 집과 완전히 동일한 형태로 재건축되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흥미로운 것은 이 집의 녹색 색깔에 대한 논쟁이다. 처음 복구되었을 때만 해도 당시 지어진 대부분의 바하이 나 바토처럼 건물 외벽은 흰색으로 꾸며졌다. 바하이 나 바토 건축 양식이 유행했을 당시 필리핀 사람들은 집을 석회로 하얗게 칠하면 전염병을 퇴치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2009년, 필리핀 국립역사연구소(National Historical Institute)에서 이 집의 외벽을 흰색에서 녹색으로 바꾸면서 논란이 되었다. 당시 정부 담당자는 호세 리잘의 집을 녹색으로 칠한 이유를 리잘이란 이름이 스페인어 ricial(푸르른 벼를 의미)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리잘의 이름을 더 기릴 수 있도록 건물을 녹색으로 칠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집이 원래의 흰색으로 돌아오길 원했지만, 이미 칠해진 페인트를 벗겨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정말 재밌는 일은 그 뒤에 일어났다. 국립역사연구소의 직원이 나무의 페인트를 긁어내어 확인한 결과 호세 리잘의 집의 원래 색상이 녹색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호세 리잘 박물관 - 칼람바
Rizal Shrine Calamba (Bahay ni Rizal) - Museo ni Jose Rizal, Calamba
필리핀 칼람바에 있는 호세 리잘 박물관(Museo ni Jose Rizal)은 호세 리잘의 출생지이자 어린 시절 살았던 장소이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학생들의 기부금을 통해 호세 리잘의 생가를 복구한 뒤 박물관 형태로 대중에게 개방하고 있다. 주택 2층 전체는 물론 정원까지 모두 관람이 가능하며 입장료도 무료이다. 먼저 1층은 호세 리잘과 관련된 각종 물건을 볼 수 있는 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호세 리잘의 키가 160c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전시실에 가면 호세 리잘이 실제 즐겨 입었었다는 옷이 전시되어 있어 그가 상당히 작고 마른 체구의 소유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세 리잘의 가족들이 주거 공간으로 사용했던 2층은 원래의 모습과 거의 비슷하게 복원되었다고 하는데, 호세 리잘이 어머니에게 글을 배웠던 부장과 책을 읽던 서재 등을 볼 수 있다. 가구와 집기류 대부분 호세 리잘이 실제 사용하던 물건이라고 하며, 안방에 있는 아기용 침대 역시 리잘이 태어났을 때 사용한 침대라고 한다.
■ 주소: J. P. Rizal St., Cor. F. Mercado St., Brgy. 6 Poblacion, Calamba, Philippines ■ 위치: 필리핀 칼람바 (마닐라공항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
■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4시 (월요일 휴관)
■ 입장료: 무료
𖠿 관련 글 보기: 필리핀 역사: 필리핀 독립운동의 아버지가 된 언어 천재 호세 리잘(Jose Rizal)
· NHCP: Museo ni Jose Rizal, Calamba
· Official Gazette: Executive Order No. 145, s. 1948
· GMA News: A visit to Rizal's home on his 152nd birth annivers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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