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이 있어 퀘존 띠목서클 쪽에 갔다가 집에서 멀지만 않다면 단골로 삼고 싶은 일식당을 하나 발견했다. 필리핀 마닐라에 살면서 꽤 많은 일식당에서 우라마키와 캘리포니아롤을 먹어봤지만 이 집이 단연 으뜸이다.

원래 가려고 했던 식당이 붐벼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터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매우 흡족한 점심을 먹게 해 준 이 식당의 이름은 SUSHI Shokunin by Chef Migs. 쇼쿠닝(Shokunin. 일본어로 장인을 의미)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셰프(Chef)까지 붙여 주방에 스시 장인이 있다는 것을 최대한 열심히 알려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아무튼, 이 일식당이 마음에 든 까닭은 간단하다. 음식의 맛과 담음새가 모두 다 좋았기 때문이다. 일단 이곳의 우라마키의 밥의 양이 과하게 많지 않다. 스시 롤 안에 든 횟감과 오이 등도 잘 손질되어 있고, 밥과 속 재료의 전체적인 밸런스도 좋은 편이다. 그러니까 밥을 잔뜩 뭉쳐 놓고 마요네즈 따위만 뿌려댄 뒤 가져다 주는 다른 일식당과는 그 맛이 좀 다른 느낌이다. 단, 이 레스토랑은 천천히 음식의 맛을 음미하면서 맥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적당한 집이다. 서빙이나 계산 모두 빠르지 않은 편이라 밥을 빨리 먹고 급하게 일어서야 한다면 방문을 추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