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당연한 이야기라서 굳이 발표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정보이지만, 필리핀 이민국(BI)에서 오늘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필리핀을 출국한 외국인 수가 입국한 외국인 수보다 많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외국인의 출국이 2020년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 예상했다.

하이메 모렌테 이민국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약 150만 명의 외국인이 필리핀에 도착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중 대다수는 3월 이전, 그러니까 필리핀 정부에서 외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 및 무비자 입국 혜택을 중단하기 전 입국했다. 관심이 가는 쪽은 사실 입국보다 출국이다. 이민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거의 200만 명의 외국인이 필리핀을 출국했다고 한다. 필리핀을 출국한 외국인의 국적을 보면 한국인이 1위이다. 한국인(약 40만 명) 다음으로 많은 것은 미국인(약 30만 명)과 중국인(약 30만 명)이며, 일본인도 16만 6,000명이나 된다.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필리핀에서 생활하는 처지에서 대체 몇 명이나 필리핀에 있는지 매우 궁금하지만, 4만 명의 한국인이 필리핀을 출국했다고 하여서 현재 필리핀에 있는 한국인 수를 계산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몇 가지 자료를 토대로 대략 유추는 가능하다. 일단 대한민국 외교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필리핀의 재외동포 수는 총 85,125명에 달한다. 그리고 지난 10월 필리핀 은퇴청(PRA)의 은퇴청장에서 상원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한 바에 따르면 은퇴비자(SRRV비자)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은 14,144명이다. 하지만 은퇴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무조건 필리핀에서 생활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비자 체류자와 불법체류자의 수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필리핀에 교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기 여행을 목적으로 필리핀에 입국했다가 황급히 출국해야만 했던 사람의 수가 상당했으리라 짐작된다. 필리핀 관광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3월 사이 한국인 관광객 숫자는 519,584명으로 1분기 전체 관광객 220만 명중 23.6%를 차지한 바 있다.

그렇다면 중국인은 어떨까?

필리핀 이민국에서는 현재 필리핀에 50만 명 정도의 중국인이 남아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하이메 모렌테 이민국장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필리핀을 방문한 중국인은 640만 명으로 그중 540만 명이 출국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인도 필리핀을 떠나게 했다.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188,517명의 중국인이 필리핀을 입국했지만 그보다 많은 292,669명의 중국인이 필리핀을 떠났다. 그런 까닭에 이민국에서는 9월 중순 현재 475,129명의 중국인이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음으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리핀에 남아 있다는 약 50만 명의 중국인의 숫자에는 2013년 이전에 들어온 사람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니 실제로는 좀 더 많을 것이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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