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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생활: 글로브 통신사와 스마트 통신사 중 어느 것이 더 쓰기 좋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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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등록일:

2019년 9월 6일

필리핀 마닐라 거리
필리핀 마닐라 거리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핸드폰이 가장 필요한 곳은 오지가 아닐까 한다. 오지 마을에 사는 아이들에게 유튜브 시청을 하게 해줄 수 있다면 아이들의 사고(思考)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트래킹 등의 활동을 하다가 사고(事故)가 났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메트로 마닐라의 돈 많은 사람이 많은 곳에 가야 인터넷 속도가 빨라진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피나투보 화산 입구 산타 줄리아나 마을에 모바일 인터넷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글로브 통신사는 여전히 시그널 하나 잡히지 않고 먹통이지만, 스마트 통신사의 핸드폰은 4G까지 잡힌다. 내가 피나투보 화산까지 가서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는 일이란 좀처럼 없는 일이지만, 손님에게 전화가 올 때마다 차를 타고 마을 바깥으로 나가야 했던 게스트하우스 알빈 아저씨에게는 무척이나 좋은 일이라서 축하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 그렇게 된 사연이 재미있다. 마군 군사 훈련이 있었는데. 누군가 높은 양반이 핸드폰 사용이 안 된다고 불평을 했고 그 뒤 인터넷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몇 년 동안 아무리 해도 안 되던 일이 누군가의 불평 한마디에 바뀐다는 것은 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런 계기로라도 인터넷이 되기 시작한다니 다행이다. 나는 핸드폰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번호를 외우지도 못할 정도이지만, 알빈 아저씨나 빵 가게 꾸야와 연락하기 위해 핸드폰 유심을 스마트로 바뀌기로 했다.


필리핀에서 대표적인 통신사라고 하면 글로브(globe)와 스마트(smart) 그리고 썬(Sun Cellular)이 있다. 혹자는 글로브를 SK텔레콤으로, 스마트를 KT로 비교하기도 하는데 스마트 통신사가 랜드라인(유선전화) 회사인 PLDT의 자회사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스마트 통신사는 1991년에 필리핀의 통신산업 자유화를 전망한 필리핀 투자자들에 의해 설립되었는데 2012년에 필리핀 최초로 LTE 음성통화 및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글로브와 스마트 중 어느 것이 더 쓰기 좋냐는 질문을 가끔 듣는데, 사실 거의 비슷하다. 물론 필리핀 지역별로 좀 더 잘 터지는 통신사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하다. 세부나 보라카이는 글로브가, 보홀은 스마트가 낫다는 식이다. 하지만 세부도 매우 넓은 지역이라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어느 지역에, 혹은 어느 시간대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메트로 마닐라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글로브나 스마트 어느 것을 써도 무방하다. 대체로 모두 잘 되기 때문이다. 통신사에서 같은 통신사 사용자를 대상으로 프로모를 많이 하므로 누군가와 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용도로 핸드폰을 사용한다면 통화 품질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글로브(globe)나 스마트(smart) 중 어느 것을 더 많이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통신사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마닐라공항의 스마트 통신사 부스
마닐라공항의 스마트 통신사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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