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를 사용할 수 있을까? 스페이스X는 필리핀 현지 기업인 데이터 레이크(Data Lake)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필리핀에 진출한다. 데이터 레이크는 재산이 25억 달러(약 3조 2,800억 원) 넘는다는 헨리 시 주니어(Henry Sy, Jr.)가 이끄는 기업. 그는 지난 2019년 타계한 억만장자 헨리 시(Henry Sy)의 아들이다. 아버지인 헨리 시는 필리핀 최대 재벌인 SM그룹의 창업자로 필리핀 전체 소매유통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며 필리핀 최대 부호로 불리었던 인물이다. 각설하고, 필리핀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스타링크 필리핀(Starlink Internet Services Philippines Inc.)에서는 이미 작년에 필리핀 국가전기통신위원회(NTC)로부터 VAS(Value-Added Service) 공급자로 승인을 받은 상황이다. 원래 작년 12월부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2023년 1분기로 밀려났다. 그리고 지난 2023년 2월 22일 스페이스X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필리핀에서도 스타링크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레이크의 발표에 따르면 200Mbps의 다운로드 속도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필리핀 어디서든 인터넷 연결이 가능해진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이야기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스페이스X 웹사이트를 보면 2023년 3월 현재 필리핀 내 사용 가능한 서비스 및 요금은 아래와 같이 확인된다. STARLINK ROAM이 스타링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지역 내에서 사용 가능하다면, RESIDENTIAL은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하드웨어 배송은 주문 후 약 2~3주가 소요되며, 배송료 등은 별도이다. 

하드웨이 장비 비용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매달 내야 하는 이용요금이 2,700페소라니 필리핀 서민들의 소득 수준을 볼 때 서민들이 감당하기는 상당한 금액이다. 스타링크 측의 발표대로 "인터넷 제공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터넷"이라고 보기 어렵다.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어려운 낙후된 국가의 사람들도 저렴하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어 선진국과의 정보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한 상품"이라기보다는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지역에 사는 부유층을 위한 상품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타링크의 서비스가 반가운 것은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지역 내의 호텔이나 도서산간지역이나 오지를 여행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게는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타링크 글로벌 로밍 서비스

STARLINK ROAM

스페이스X(SpaceX)가 제공하는 스타링크 글로벌 로밍 서비스는 전 세계 어디서든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상품이다. 기존의 스타링크 RV(이동형 인터넷 서비스)와 다르게 글로벌 로밍 서비스는 서비스 위치에 상관없이 계약된 장소가 아니라도 위성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글로벌 로밍 서비스 비용은 월 200달러. 위성 안테나와 무선 인터넷 공유기 등 하드웨어 장비는 기본 599달러이다. 

지난 2월 스페이스X는 지구 저궤도로 51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한 바 있다. 그리고 지구 저궤도를 도는 수많은 스타링크 인공위성끼리 레이저를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을 이용해 전 세계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하도록 했다. 글로벌 로밍 서비스 위성 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론상으로 전 세계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지만, 당장 모든 국가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는 것은 국가별 인터넷 서비스 규제 문제 등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안정적인 접속과 일정 속도를 보장하느냐는 점이다. 수천 개의 초소형 위성들로 구성된 스타링크 위성군이 글로벌 네트워크 서비스(Global Network Service)의 제공을 가능하게 하지만, 위성 인터넷 네트워크가 확장되기까지 인터넷 연결 상태 및 속도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초창기에는 전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될 것이라고 한다. 한편, 스페이스X에서는 이번 글로벌 로밍 서비스와 별도로 선박이나 항공기 등 모빌리티 시장을 고려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