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뉴스: 가족 식사의 날이라서 관공서의 업무를 일찍 끝낸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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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등록일:
2020년 9월 28일
오늘 행정부 산하 관공서의 업무가 오후 3시 30분부터 중단된다. 물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서나 재난 대비를 위한 부서 등은 계속 운영을 한다고 하지만, 이민국 등은 문을 닫게 된다. 이민국은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모양이다. 이민국에 갈 계획은 없지만, 업무 중단의 이유가 좀 독특하다. '카인낭 파밀리아 마할라가 데이(Kainang Pamilya Mahalaga Day)'를 축하한다는 이유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이날을 굳이 한국어로 옮겨보면 '가족 식사의 날' 정도로 번역되겠다.
'가족 식사의 날'의 기원은 1992년에 발표된 Proclamation No. 60 선언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필리핀 정부에서는 9월 넷째 주를 '패밀리 위크(Family Week)'로 선포하면서 필리핀 가정의 단결, 연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2009년, 'Salu-Salo ng Pamilya Mahalaga'의 날로 선언하는 선언문(Proclamation No. 1895)이 발표되었다. 그 후 2012년, 당시 필리핀 대통령이었던 베니그노 아키노 3세는 1895호 선언문을 수정한 선언문(Proclamation No. 326)에 서명하고 9월의 넷째 주 월요일을 '카인낭 파밀리아 마할라가 데이(Kainang Pamilya Mahalaga Day)'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부모와 자식이 만나서 하나님의 축복에 감사하면서 함께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여 행복하고 건강한 가족이 될 수 있게끔 장려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비자발적 기아 상태에 빠진 가족이 760만 가구에 달한다는 요즘, 굳이 가족 단합을 위한 저녁 식사를 핑계로 관공서가 쉴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궁 말라카냥에서는 "가족이 다 함께 모여 식사하는 것은 모든 필리핀 가족이 유지해야 하는 국가 전통이다. 함께 식사를 나누는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고 축하하기 위해 업무를 중단하도록 장려한다."고 발표했다. 가족이야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그래도 요즘과 같은 때에 가족 식사의 날이라고 행정 업무를 일찍 접다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행정부 산하 고위 공무원들은 집에 가면 먹을 것이 가득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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