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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세부: 자전거 등록제와 수수료 40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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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등록일:

2020년 6월 7일

필리핀 재래시장 낮잠

그렇지 않아도 살기가 고단한 요즘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피곤한 소식은 줄어들지 않는다. 어제 세부시티(Cebu City)에서 화제가 된 것은 자전거 관련된 교통 정책이었다.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할까.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으나, 대체 어떤 분이신지 제안자의 얼굴이 보고 싶을 정도로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이 거론되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최근 필리핀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지프니가 운행되지 않는 상황이라 자전거 이용자가 늘어난 것은 당연했다. 예전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힘드니 자전거라도 타겠다고 나선 이 시국에 세부교통국(Cebu City Transportation Office)에서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요구한 것은 자전거 등록이라는 것이었다.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사람이 모이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교통국으로 와서 자전거를 등록해야만 한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어이가 없었지만, 그보다 더 황당한 것은 세부교통국(CCTO)의 주장이었다. 


세부교통국(CCTO)에서는 자전거 등록제를 시행함으로써 자전거 이용객들에 대해 쉽게 모니터링하는 한편 거리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거리를 달리는 자전거 수가 얼마나 되는지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 도로 안전을 높이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세부교통국(CCTO)에서는 교통국 사무소에 와서 40페소의 수수료를 내고 자전거 소유자 등록을 하고 인증스티커를 발부받은 뒤 교통국 직원들이 잘 식별할 수 있도록 스티커를 자전거에 붙이면 자전거를 도난당했거나 자전거 이용객이 사고를 당했을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펼쳤다. 자동차 도난조차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필리핀에서 조잡한 스티커 하나 붙인다고 자전거 도난을 방지할 수 있다니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런 도난 어쩌고 하는 주장보다 더 황당무계한 것은 세부교통국(CCTO)에서 자전거 등록에 대한 법적 근거를 무려 17년 전에 통과된 조례에서 찾아낸 것이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세부 시민들은 세부교통국(CCTO)의 정책에 반발했다. 시민들의 주장은 17년 전에 만들어진 조례를 이제 와서 따르고 싶다면 자전거 차선부터 먼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런 혜택 없이 자전거 등록만을 강제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니, 2019년 7월에 제안되었었던 자전거 도로부터 실현하라는 실로 합당한 항의였다.


다행스럽게도 이야기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다. 세부교통국(CCTO)에서 자전거 등록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몇 시간 뒤, 세부 시티(Cebu City)의 시장인 에드가르도 라벨라(Edgardo Labella)가 세부교통국(CCTO)에서 주장한 자전거 의무 등록은 무기한 중단됨을 밝혔다. 에드가르도 라벨라는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안전을 위해 교통 규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하며, 세부 시민의 복지를 고려하여 자전거로 세부 시티 어느 곳이든 갈 수 있게 할 것이며 자전거 운전자에 대한 40페소의 수수료 부과는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결론지었다. 자전거 이용자들에게는 기쁜 일이지만, 시장인 에드가르도 라벨라의 명령은 세부교통국(CCTO) 대변인의 이야기보다 우선한다.


세부 시티(Cebu City)의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자전거 관련 안내문
세부 시티(Cebu City)의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자전거 관련 안내문
필리핀 세부. 2GO 선착장
필리핀 세부. 2GO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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