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관광업계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던 작년, 필리핀 관광부(DOT)에서는 코로나19 상황 속 관광업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승인/인가 수수료(accreditation fee)에 대한 면제였다. 이 수수료를 좀 아낀다고 금전적 어려움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영세한 규모의 업체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당시 필리핀 관광부(DOT)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총 8,990개 사업체가 관광부의 승인(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이 중 7,806개는 관광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시설과 서비스(Primary tourism enterprises) 업종으로 숙박시설(2,764개)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많은 것은 여행가이드 등 최일선에서 일하는 관광 프론트라이너(tourism frontliners)로 2,242개로 조사된다. 여행사(travel and tour agencies)도 상당히 많은 편인데, 2,059개에 달한다. 나머지는 교통 서비스 관련 업종(698개)과 비즈니스 기반의 MICE이다. 필리핀 관광부에서 인증을 받은 업체 중 1,184개는 관광과 관련성이 있는 시설과 서비스 업체(Secondary Tourism Enterprises)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렇게 필리핀 관광부(DOT)에서 승인(인증)을 받은 시설의 수는 필리핀 내 관광시설 중 일부에 불과하다. 필리핀 통계청(PSA)에서 2014년에 실시한 여행산업 관련 조사에 따르면, 필리핀 내에 여행업 관련 업체는 약 4만 개에 달한다. 관광부 인가(DOT Accreditation) 신청이 저조한 까닭에 필리핀 내무지방자치부(DILG)에서 2019년 2월에 지방 정부에 주요 관광 시설에 사업 허가를 발급하기 전에 관광부의 승인을 요구 사항에 넣도록 추진하기도 했을 정도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필리핀 현지 여행사 상당수는 관광부 승인을 받지 않고 여행사를 운영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관광부 인증 비용이 비싼 것은 아니지만 인증을 받는 과정이 번거로운 데다가 특별한 이득이 없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관광부(DOT)에서 이런 인증을 한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이가 대다수일 터인데, 도대체 누가 관광부 인증이라는 문구를 보고 여행사를 선택하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필리핀 관광부 공식인증 여행사'니 '관광부의 승인을 받은 정식업체'라고 해서 괜찮은 여행사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필리핀관광부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모두 견디는 인내심 내지는 성의가 있다고 보면 된다.

(비고) 여행업의 구분 

① 일반여행업 - 국내 또는 국외를 여행하는 내외국인 대상 (기획여행 가능)

② 국외여행업 - 국외를 여행하는 내국인 대상 (기획여행 가능)

③ 국내여행업 - 국내를 여행하는 내국인 대상

필리핀 관광부 인증

필리핀 관광부 인증(DOT Accreditation)은 필리핀 관광부(DOT)에서 관광 시설 및 서비스 운영에 대한 최소 기준을 준수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기업에 대해 발행하는 인증이다. 관광부에서 발행하는 일종의 품질 보증이라고 보면 된다.

- 필리핀 관광부 인증 수수료는 업종이나 사업 규모 등에 따라 다르며, 레귤러 인증(Regular accreditation)을 기준으로 2년 동안 유효하다. 단, 투어가이드는 매년 갱신하도록 하고 있다.

- 필리핀 관광부(DOT)에서는 관광부의 승인을 받은 정식업체의 목록을 수시로 업데이트 하면서 관광부의 승인을 받은 정식업체가 아닌 곳(비인가 기업)에서 여행 예약을 할 때 경계심을 가지도록 권고하고 있다.

1. Primary Tourism Enterprises(PTEs)

2009년 관광법(Tourism Act of 2009)에 따라 관광 관련 PTEs 업종은 의무적으로 관광부의 인증을 받게 되어 있다. 관광부에서 관광 시설에 대해 운영에 대한 최소한의 품질 기준을 준수하고 있음을 보장하는 의미이다.

* MICE: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

2. Secondary Tourism Enterprises

스파나 레스토랑, 박물관, 갤러리, 관광휴양시설, 동물원 등 2차 관광 기업(Secondary tourism enterprises)은 관광부 인증이 의무화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원한다면 자발적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