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비노 시십과 마카티의 워싱턴 시십 공원, 그리고 필리핀 BPO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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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등록일:
2021년 1월 10일
마닐라 마카티 시티(MAKATI CITY)의 그린벨트 쪽을 걷다 보면 워싱턴 시십 파크(Washington SyCip Park)라는 이름의 공원을 볼 수 있다. 공원 입구에 적힌 워싱턴이란 글씨를 보면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그 이름을 가지고 왔을 것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이 공원의 이름은 워싱톤 시십(Washington SyCip)이란 사업가의 이름에서 따왔다. 2006년에 아얄라 랜드(Ayala Land)에서 워싱톤 시십이 필리핀 비즈니스에 공헌한 바를 인정하여 이 공원을 만들었다.
알비노 시십
85번째 생일에 필리핀 경제의 심장부라는 마카티 시티에 있는 공원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워싱톤 시십(1921년 6월 30일~2017년 10월 7일)은 차이나뱅크(Chinabank)의 설립자 중 하나였던 알비노 시십(Albino SyCip)의 아들로 1921년에 태어났다. 아버지 알비노 씨는 중국 이민자 출신의 치노이(필리핀 화교)로 금융계의 거물이었다. 세부퍼시픽 항공사의 창업주인 존 고콩웨이(John Gokongwei) 회장이 알비노 시십에게 대출받은 돈으로 세운 옥수수 제분 회사가 오늘날 유니버설 로비나 코퍼레이션 (Universal Robina)의 전신이 되기도 했다. (로비나라는 과자 이름이 좀 생소하다면 슈퍼 과자코너에 가보면 된다. 피아토스 감자칩이며 치피칩 등, 잭앤질 과자를 만드는 회사가 바로 로비나이다.)
각설하고, 알비노 시십은 아들이 출생했을 당시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에 있었고, 마닐라에서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에게 워싱턴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때만 해도 아들이 필리핀 비즈니스 분야에 있어 전설적인 인물이 될 것은 몰랐을 터이지만, 아들이 성장해감에 따라 대단히 머리가 좋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워싱턴 시십은 어릴 적부터 수재 소리를 들었는데, 초등학교를 3년이나 일찍 졸업하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17세에 산토 토마스 대학을 졸업했고, 이듬해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곧 2차 대전(1939~1945년)이 발발했다. 그러자 워싱턴 시십은 미군에 입대하여 미군에서 특별히 구성한 필리핀 연대에 들어가게 된다. 전쟁은 그에게 일본어가 필요함을 느끼게 했고, 그때 익힌 일본어 능력을 바탕으로 군에서 암호해독가로 근무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다가 전쟁이 끝났다. 워싱턴 시십은 군에 입대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였지만, 필리핀으로의 귀국했다.
1946년, 마닐라로 돌아온 워싱턴 시십은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를 고려했지만, 외국인 신분으로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인종이나 출신과 상관없이 출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던 시십은 직접 자신의 회사를 세우기로 하고 형이 운영하던 법률사무소 한쪽에 책상을 놓고 회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회사를 필리핀에서 가장 큰 회계회사로 키워냈다. SGV그룹을 필리핀 증권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약 절반을 감사하는 필리핀 최대 규모의 회계 및 컨설팅 회사로 만든 것이다. SGV 그룹을 놓고 필리핀 BPO 산업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이도 많은데 워싱턴 시십이 그의 고객(기업)이 서비스 비용을 낮추기 위해 금융 및 회계 서비스를 아웃소싱할 것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BPO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필리핀 경제의 핵심축, BPO 산업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usiness process outsourcing)은 회사의 핵심업무를 제외한 과정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아웃소싱 방식을 의미한다. 고객 서비스나 인사관리(HR) 서비스, 단순 데이터 입력과 같은 기업의 비핵심 사업을 제3자 서비스 제공 업체에 하청을 줌으로써 운영 경비를 절감하는 것이다. 비핵심 부분을 외부에 맡기면 기업은 제품 개발 및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영어에 능통한 젊은 노동인구가 풍부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필리핀은 인도와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BPO 대상국이다. 콜센터 산업이 대표적인 BPO 업종인데, 필리핀에는 1,000개 이상의 기업에서 120만 명의 필리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20년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인해 BPO 산업 수익이 다소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BPO 산업은 여전히 필리핀 경제의 중요한 성장동력이다. 필리핀의 실업 문제를 완화하며, 외화를 벌어들인다. 필리핀에서 BPO 산업 매출액은 해외근로자(OFW)의 외화 송금 다음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최고 수입원이 되고 있다.
아시아경영대학원(AIM)
워싱턴 시십이 그저 돈만 많았던 사업가가 아닌 비즈니스 리더로 기억되는 것은 사회에 공헌한 바가 크기 때문이다. 그는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많은 교육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워싱턴 시십의 도움으로 많은 가난한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1968년, 워싱턴 시십은 동남아시아 최초의 경영 전문 대학원의 공동설립자로 나서는데 이 학교가 바로 아시아경영대학원(AIM. Asian Institute of Management)이다. 마카티에 있는 아시아경영대학원(AIM)은 MBA 전문 대학원으로 설립 이후 현재까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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