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필리핀이란 단어를 들을 때마다 산미구엘이란 맥주 이름부터 머릿속에 떠올랐다면 이 조사 내용이 매우 흥미롭지 않을까 싶다. 금융웹사이트인 익스펜시비티(Expensivity)에서 최근 발표한 세계 맥주 지수 2021(World Beer Index)에 따르면, 필리핀 사람들은 연간 114.16병의 맥주를 마시면서 연간 485.40달러(약 23,661페소)를 쓴다. 매달 9병 정도의 맥주를 마시면서 약 1,966페소 정도를 지출하는 셈이다.

하지만 필리핀인이 연간 2만 페소 넘게 맥주값으로 지출한다는 조사 결과에는 약간 평균의 함정이 느껴진다. 일반 서민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금액이기 때문이다. 임금정책을 총괄하는 NWPC(National Wages and Productivity Commission)에 따르면 메트로 마닐라 지역 도시 근로자의 일일 최저 임금은 537페소이다.

2021년 세계 맥주 지수

World Beer Index 2021

익스펜시비티(Expensivity)에서는 슈퍼마켓과 호텔 바(Bar)에서 얼마에 맥주를 구매할 수 있는지 가격을 조사해서 맥주 한 잔에 드는 ‘평균 비용’을 계산, 맥주 소비량(AVERAGE PER CAPITA BEERS CONSUMED)과 맥주에 대한 지출액(AVERAGE PER CAPITA SPEND ON BEER)을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전 세계 58개국으로 코로나, 하이네켄과 같은 유명 맥주 브랜드의 330mL 병맥주 가격이다.

- 맥주 때문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곳은 역시 독일이다. 독일인은 연간 평균 1,907.78달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난다.

- 한국인(595.11달러)은 필리핀인(485.40달러)보다 더 많은 돈을 맥주에 쓴다.

- 전 세계에서 맥주가 가장 비싼 곳은 카타르(Qatar)의 수도 도하(Doha)이다. 맥주 330mL 병의 평균 가격이 11.26달러에 달한다. 2위는 요르단의 수도 암만(Amman)으로 9.40달러를 내야 맥주 한 병을 살 수 있다.

- 맥주가 가장 저렴한 곳은 사우스 아프리카(SOUTH AFRICA)로 맥주 한 병의 평균 가격은 1.68달러였다. 남아공 다음으로 맥주 가격이 싼 곳은 우크라이나의 키예(1.76달러)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1.79달러)다.

- 슈퍼마켓의 맥주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은 이탈리아 로마(0.58달러)이며, 호텔 바에서의 맥주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은 사우스 아프리카 케이프 타운(2.40달러)이다.

- 중국에서는 호텔(13.61달러)과 슈퍼마켓(1.81달러)의 맥주 가격의 차이가 매우 큰 편이다.

-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시는 곳은 체코이다. 체코 사람들은 연간 468병의 맥주를 마신다.

- 체코 다음으로 맥주를 많이 마시는 곳은 스페인(417.18병)과 독일(411.24병)이다.

- 필리핀(114.16병)보다 한국(130.51병)의 맥주 소비량이 더 많다.

- 하이네켄과 같은 맥주 가격을 조사해서 그렇겠지만, 필리핀의 맥주 가격이 상당히 비싸게 조사된다. 대체 어떤 호텔에서 조사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호텔에서의 맥주 가격이 평균 7.29(355페소)로 나타난다. 슈퍼마켓에서의 맥주 가격은 1.22(59페소)로, 이 둘의 평균 가격은 4.25달러(207페소)이다. 서울은 4.56달러(한화 5,057원)로 조사되었다.

- 필리핀은 이웃 국가인 싱가포르(85병)와 말레이시아(33병)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맥주를 마시는 셈이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1인당 평균 맥주 소비량을 보면 크게 많이 마시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필리핀 사람들이 맥주 외 다른 주류를 마시고 있어서 그렇다는 설명이 등장하기도 한다.

전 세계 맥주 가격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