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몸살 기운이 있어 온몸이 으슬으슬하기라도 하면 쌀밥에 된장국, 이 조합의 밥을 먹어야 하는 인간으로 심각하게 하는 이야기이지만 최근 페이스북에서 본 동영상 두 개는 매우 언짢기만 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주제가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쌀이었다. 예전부터 중국에서 플라스틱으로 쌀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대체 어떻게 그걸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상상도 되지 않아서 도시 괴담처럼 긴가민가했는데, 동영상의 남자는 정말 비닐 조각으로 쌀알을 생산해 내고 있었다. 지렁이가 꿈틀대는 비옥한 유기농 농토에서 수확되는 쌀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더러운 공장에서 생산되는 쌀 모양의 플라스틱이라니! 굳이 전문가의 엄숙한 목소리를 통해 "이런 것을 먹으면 소화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얼마나 몸에 해로울지는 가히 짐작되었다. 대체 인간이 저걸 먹고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저 짓을 하여 얼마나 큰 돈을 버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런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에 분노가 치밀었다. 어찌 저런 것을 만들어 내서 팔 생각을 한다는 말인가.

필리핀에서는 최근 플라스틱 쌀이 제조되는 모습이라고 떠도는 동영상이 떠돌면서 가짜 쌀에 대한 두려움과 비난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이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돈 것은 작년 연말부터이다. 그런데 이 플라스틱 쌀에 대한 동영상 아래 적힌 필리핀 사람들의 댓글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이 영상이 조작된 영상이며 모두 가짜 뉴스라는 댓글이었다. 필리핀에도 대체 얼마나 가짜 뉴스가 만연하면 동영상 자료까지 첨부한 글을 보고 가짜라고 할까 싶기도 하지만, 암튼 페이스북 등에 올라온 글을 무조건 신봉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이므로 가짜 뉴스임을 주장하는 측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단 이 비디오가 촬영된 곳이 어디인지 혹은 촬영자가 누구인지 등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동영상에서는 위생비닐을 기계에 넣어 굵은 가래떡 모양으로 뺀 뒤 다른 기계를 이용, 쌀 모양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누가 어떤 목적으로 촬영한 동영상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또 플라스틱 쌀 생산 비용이 천연 쌀보다 높으므로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가짜 쌀을 생산하는 것에 큰 수익성이 있느냐는 반론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 플라스틱 가짜 쌀의 유통이 사실인지 아닌지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인데, 그래도 무조건 가짜 뉴스라고 치부하기는 상당히 찜찜한 것이 사실이다. 중국산 식품의 안전 문제가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우리는 지난 경험으로 중국인들이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 파는 파렴치한 행동을 할 수도 있음을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 시장에 쌀을 사러 갈 때 생수병에 물을 담아가서 쌀을 떨어트려 봐야 하는 불신의 시대가 오는 것인가 싶어 마음은 불편하지만, 가짜 뉴스가 아닐까의 여부는 스스로 판단할 문제이다.

중국산 플라스틱 가짜 쌀을 구분하는 방법

필리핀에서이든 중국에서이든 혹은 한국에서이든 내 입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조심하여 나쁠 것은 없다. 그러니 혹 시장에서 사 온 쌀이 플라스틱 가짜 쌀이 아닐까 싶어 마음이 찜찜하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구분하면 된다. 매우 번거롭게 보이지만, 그래도 비닐조각으로 만든 쌀을 위장에 채워 넣을 수는 없다.

1.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유리컵에 쌀을 떨어트려 보는 것이다. 가짜 쌀은 가벼워서 물 위로 떠 오른다고 한다.

2. 플라스틱 쌀로 의심되는 쌀을 태워본다. 조금이라도 플라스틱이 섞여 있다면 그 특유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3. 밥을 해보면 진짜 쌀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오래 끓여도 죽처럼 물에 풀어지지 않을 뿐더러, 실온에 장시간 보관해도 상하지 않는다. 또 밥을 지은 후 떡 만들 때처럼 뭉쳐보면 단단하게 뭉쳐진다. 심할 때는 공처럼 뭉쳐 바닥에 던졌을 때 탄성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