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전통적인 새해맞이 풍습이 있다. 필리핀에는 어떤 새해맞이 풍습이 있을까? 

필리핀에서 신년을 맞이하는 풍습 중 대표적인 것은 12개의 둥근 과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중국의 영향인지 둥근 모양이 번영을 상징한다고 믿고 1년 12개월에 맞추어 12개의 둥근 과일을 준비한다. 비슷한 의미로 땡땡이 물방울무늬가 있는 옷을 입기도 한다. 지역마다 혹은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12시가 땡하고 울리면 힘껏 높이뛰기를 하기도 한다. 은행에서 새 돈을 찾아서 주머니와 지갑에 가득 채우는 사람도 많다. 복이 달아난다고 해서 12월 31일에는 청소를 하지 않지만, 행운이 들어와야 한다고 집안의 문을 모두 열어놓기도 한다. 모두 신년에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을 담은 풍습이다. 하지만 필리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불꽃놀이와 폭죽놀이이다. 두테르테 당선 이후 길거리 폭죽 소리가 상당히 줄었다고는 하지만 필리핀에서 새해를 맞이하면서 불꽃놀이와 폭죽놀이가 빠질 수 없다. 폭죽은 기본이고 TV 소리를 가장 크게 틀거나 주변 물건을 두들기거나 해서 최대한 가장 큰 소음을 만들어 낸다. 거리를 가득 채울 만큼 자동차 경적을 울리기도 한다. 시끄러운 소리를 냄으로써 지난해 쌓였던 나쁜 기운을 내쫓는다는 의미라고 하는데, 가끔은 너무 심하게 시끄러워서 사람들이 폭죽 자체보다 그냥 시끄럽게 소리를 내는데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요즘은 조금 덜해진 느낌이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폭죽에 부부젤라의 소음까지 더해 귀가 먹먹할 정도로 굉장한 소음을 내곤 했다.

문제는 불꽃놀이와 폭죽놀이를 즐기는 과정에서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2016년 12월 21일부터 2017년 1월 5일까지 DOH에 보고된 폭죽 관련 사고만 봐도 630여 건에 이른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으나 6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쳤다. 그러니 12월이 되자마자 필리핀 보건부(DOH)에서 필리핀 경찰청과 소방국 등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가지는 것도 이해가 된다. 이 간담회의 내용은 매우 간단했는데, 안전을 위해 개인적으로 폭죽을 터트리지 말고 대형 쇼핑몰 등에서 하는 불꽃놀이를 관람하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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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폭죽놀이 금지법

작년 6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발표한 행정 명령(Executive Order) 중 외국인이 보면 조금 신기한 것이 있었다. "Executive Order (EO) No. 28" 라는 이름의 이 명령은 그러니까 폭죽 금지(Ban on Firecrackers)에 대한 것이었다. 이 행정 명령에 따르면 예전과 같이 개인이 아무 장소에서나 폭죽을 터트리는 행위는 금지된다. 필리핀 경찰 PNP(Philippine National Police)이 허가한 사람의 감독하에 쇼핑몰이나 축제, 행사장, 공원 등에서만 불꽃놀이가 허용되었는데, PNP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폭죽놀이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서 적발 시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징역 혹은 최소 2만 페소에서 30만 페소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짐작되다시피 이런 행정명령이 나오게 된 까닭은 매우 간단하다. 그동안 크리스마스와 새해 신년 기간에 폭죽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가 상당했던 것이다. 다행히 불꽃놀이와 폭죽 사용에 대한 규제가 나온 이후 사고가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필리핀 사람들의 불꽃놀이 사랑이 줄어든 것 같지는 않다. 중국에서부터 필리핀으로 폭죽과 불꽃놀이 용품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Dragon Fireworks 업체에 따르면 올해에도 20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중국에서부터 필리핀으로 수입했다고 했다.

🜹 불꽃놀이와 폭죽 사용에 대한 규제의 근거 

1. Republic Act 7183

2. 폭죽(Firecrackers) 과 불꽃 발화 장치(Pyrotechnic Devices)에 대한 규제 및 통제를 위한 행정명령 (Executive Order Number 28)